CDMO 2.0: 2025년 제약산업 트렌드
- 유백선
- 7월 10일
- 3분 분량
최근 국내에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제약사 B사와 신사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비록 최종 계약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준비한 분석 자료와 인사이트가 아까워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공유드립니다. 제약 산업의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 치료제 분야, 신기술, CDMO 전략까지 간결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5년, 가장 핫한 3가지 의약품: 면역 항암제, 자가면역 치료제, 비만 치료제

2024년 매출 기준으로 상위 10개 의약품을 카테고리화 하면 면역 항암제, 자가면역 치료제, 비만치료제 등 총 3가지로 구분됩니다. 단일 치료제는 머크의 키트루다(294억 달러)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품목별로 본다면 자가면역 치료제 분야는 총합 503억 달러 규모로 가장 컸습니다. 비만 치료제도 사실상 자가 면역 치료제의 일환인데, 고혈압과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들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은 내 몸을 지켜야하는 면역 체계가 오히려 내 몸을 공격하는 일종의 오작동(Malfunction) 질환입니다. 과거 진단자체가 힘들었지만, 의료진단기술이 발달하면서 진단률이 더 오르게 되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는 건선, 루푸스, 혈관염, 류마티스 관절염, 1형 당뇨, 다발성 경화증 등이 있습니다.
머크가 개발한 키트루다는 2028년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대한민국 기업인 알테오젠이 피하주사제(SC제형)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정맥 주사 전용인 키트루다를 SC 제형으로 바꾸는데 성공한다면 암환자들은 보다 더 저렴하고,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위고비로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GLP-1베이스)은 미국에서 점유율을 70%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탑 플레이어로 선전중입니다. 하지만 릴리의 젭바운드가 더 나은 효과가 입증되면서 2025년 1분기에는 미국 내 처방이 13%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위고비가 유럽계 회사라는 점에서 자본과 스마트한 인력이 많은 미국 기업 릴리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밀릴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제약 산업 신기술: ADC(Antibody-Drug Conjugate), AI-Generative 신약 개발, 미세중력
(주)DCG 내부 분석 자료 중
ADC 기술의 출현은 항암치료의 신기원을 열었습니다. 본래, 항암치료는 환부 부위 치료를 위해서라면 환자 건강이 상하게 되는 것을 감수해야했습니다. 그러나 ADC 기술이 등장하면서 '표적 항암제' 개발이 박차를 가하게 됐습니다. 표적 항암제는 주변 장기 건강은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치료하고자 하는 암세포를 정확히 타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ADC에는 특정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만을 추적하게 하는 일종의 GPS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GPS와 더불어 소형 폭탄(세포 독성 항암제)이 하나 합성 돼 있습니다. GPS를 따라 마치 어뢰처럼 암세포에 침투해 안전핀을 스스로 뽑고 폭발하도록 디자인 합니다. 엄청난 기술이죠? 그러나 여전히 독성 물질을 운반하고, 터뜨려야한다는 점에서 주변 장기를 100% 안전하게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면역항암제가 각광을 받는 것이죠.
AI 기반 신약개발 기술은 세계 1위 CDMO 기업인 Lonza가 실제로 활용하는 Route Scouting 기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Route Scouting 기술은 신약후보 물질인 API를 어떻게, 어떤 경로로, 어떤 공정으로 합성할 것인지를 다각도로 탐색하고 최적화 하는 서비스입니다. CDMO 기술 수준은 공식적인 구분은 아니지만 현재 4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적용되야만 4세대 CDMO 기술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원청은 기획/설계를, CDMO는 개발+생산 이라는 완벽한 이원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미세중력은 최근들어 각광받는 '우주의학' 분야입니다. 미세 중력이란 중력이 거의 0에 가까운 환경을 뜻하는데, 실제로 우주정거장 ISS에서 랩실을 사업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B사도 신사업으로 낙점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력 0 환경에서는 대류나 침전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백질이 고르게 자라고, 고품질의 단백질 결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머크는 2019년 이 실험을 통해 키트루다를 개선하고, 현재 피하주사 제형 개발로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CDMO 2.0: 4세대 최첨단 CDMO 공장이 갖춰야 할 요건

CDMO란, Contract and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생산-개발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저희가 컨설팅을 진행했던 B사는 LBA(Legacy Brand Acqusition)을 통한 CDMO 사업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사실 CDMO와는 거리가 멉니다. 왜냐하면 '개발역량'을 갖춘 것이 아니라, 기술 이전을 통해 사실상 생산 외주(CMO)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B사가 글로벌 CDMO로 발전하려면 어떤 로드맵이 필요한지 제안하고자 했습니다.
B사는 1.5-2세대 어딘가에 껴있는 상황입니다. 그리하여, CDMO를 처음 시작하기 때문에 일단 개발 역량을 둘째치고, 생산역량부터 진득하니 증명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충분한 생산 역량 증명과 포트폴리오가 쌓이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B사 만의 CDO(공정개발)를 개발해야합니다. 이제 본청은 B사를 개발 파트너로 대우하게 됩니다. 공동 개발을 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따로 기술 이전은 필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1위 CDMO처럼 생성형 AI를 활용해, Route Scouting 같은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갖춰야 합니다.
제약 산업은 기술 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단일 품목이 수조 원 매출을 올릴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ADC, AI 신약 개발, 우주의학 등은 상상 그 이상의 진보를 이루고 있으며,CDMO 기업도 단순한 생산 하청을 넘어, 글로벌 개발 파트너로의 도약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덕분에 한층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이 글이 제약 산업 및 CDMO 사업에 관심 있는 분들께 유익한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시지로 편하게 문의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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